[대화의희열 김영하편] '살인자의 기억법' 소설과 영화의 다른 점은?

2019. 6. 15. 17:11영화리뷰

6월 15일 저녁 9시 15분에 방송되는 KBS2 TV, '대회의 희열' 시즌 2에서는 소설가 김영하 작가가 나와서 두 번째 이야기를 해주실 예정입니다. '소설가의 기억법'이라는 영화를 2017년도에 보고, 원작 소설을 보고 싶었는데, 오늘 다시 서점을 들러야겠습니다.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에 대해 비하인드 5가지를 정리해보았습니다.

 

1. 원작 소설

김영하의 2013년작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1인칭 시점 구성의 소설책이다. 

 

2. 줄거리

어린 시절 김병수(설경구)는 아버지에게 폭력적인 아동 학대를 당하는 것을 참지 못하고 베개로 질식사시켜 그를 살해한다. 그 뒤로 무가치한 인간쓰레기들을 청소하기로 결심하고 스스로 살인자가 되어 사람을 죽이다가 17년 전 살인을 저지른 후 눈길에서의 차사고로 인해 더 이상 사람을 죽이지 못하게 되고 현재는 시골의 동물 병원 의사로 딸 은희(설현 분)와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차 사고로 인한 후유증으로 알츠하이머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게 되고 이에 딸은 녹음기를 주면서 습관적으로 하나하나 다 녹음해서 기억하라 한다. 안개 끼던 어느 날 주인공은 차를 몰고 나서던 중 충돌사고로 인해 차를 받게 되고 차에서 내린 주인공은 충돌로 인해 열린 앞 차의 트렁크에 놓인 가방에서 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살인자의 직감으로 시체에서 떨어진 피란 것을 느낀다. 김병수는 주머니에서 헝겊을 꺼내 트렁크에 고인 피를 수습하고 앞 차에서 내린 운전자는 피에 대한 김병수의 추궁에 노루 피라 말하고 각자 수리를 하자 한 후 현장을 떠난다. 본인의 동물 병원으로 돌아온 김병수는 헝겊에 묻은 혈액을 검사한 후 노루의 피가 아니라 사람의 피라는 것을 확신하게 되면서 운전자를 살인범으로 의심하게 되고. 며칠 후 딸과 교제하는 경찰관 민태주(김남길 분)를 만난 김병수는 그날 도로에서 만난 그 운전자임을 알고 그를 경계하기 시작한다.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살인자의 이야기 '살인자의 기억법' (출처-네이버영화)

 

3. 제작 비하인드

스턴트맨 출신인 원신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김윤진 주연 <세븐데이즈>, 공유 주연의 <용의자> 이후의 영화이다. 감독은 차기 영화를 기획하기 위해 웹툰, 소설 등을 보다가, 김영하 작가의 '살인자의 기억법'을 읽게 됐다. 소설 구성 자체가 1인칭 시점의 내레이션이기 때문에 하나의 콘티라고 생각했고, 이를 본인이 비튼 것뿐이라고 인터뷰했다. 작가가 영화화에 있어,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에 대한 질문에서는 김영하 작가님은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며, 나로 인해서 영화가 훼손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하시면서, 자유롭게 창작하라고 말해줬다고 답변했다.

영화의 주 촬영지가 군산시다. 영화 중반의 민태주(김남길 분)와 은희(설현 분)가 해변에 있을 때 뒤에 보이는 다리는 동백대교, 민태주의 집 뒤에 보이던 아파트는 군산시 현대 메트로 타워이다. 개봉 3개월 후, 2017년 11월 "새로운 기억"이라는 부제로 감독판이 개봉했다. 결말 부문이 크게 달라졌다.

은희역의 설현 (출처-네이버 영화)

4. 설경구 배우의 열연

영화에서 인상적인 것이 설경구 배우가 분한 김병수 캐릭터이다. 감독은 김병수는 소설의 모습 그대로를 있는 그대로 가져왔다고 했다. 소설에서 김병수는 자신의 살인 본능이 사라진 것을 스스로 의심하게 되는데, 영화는 그가 살인사건 이후 당한 교통사고로 인해 살인본능이 멈춘 것으로 설정했다. 김병수는 그 사고의 영향으로 혈관성 치매를 당하게 된다. 실제 혈관성 치매는 처음에 단기 기억상실로 시작하다가 나중에는 그 증상이 심해져, 결국에는 경련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김병수의 얼굴 경련 설정은 바로 그러한 혈관성 치매 증상에서 따왔다. 이런 사실적인 부분들이 영화에서 직접적으로 전달해야 관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설경구 배우가 얼굴 경련을 자연스럽게 연기했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 

얼굴경련까지 자연스럽게 연기한 설경구 배우 (출처-네이버영화)

5. 민태주역의 김남길 / 은희 역의 설현

감독은 이 영화가 노인과 젊은이의 대비를 줘서 극적인 재미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소설에서는 박주태로 묘사된 인물은 뱀눈에 키가 조금 작은 캐릭터로 그려졌지만, 조금은 평범한 캐릭터로 그려보고 싶었다고 한다. 김남길은 캐릭터를 위해 체중을 늘리는 노력을 했고, 그래서인지 소설에서의 살인마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잘 표현했다고 평가받았다. 설현은 감독과 처음 미팅을 진행했을 때 배우로서의 열망을 보였고, 감독은 아이돌인지도 몰랐다고 고백했다. 우연히 실제 예능에서의 털털한 모습을 보게 되었는데, 이상하게 그 모습이 참 인상적이어서, 은희역으로 결정했다. 소설 속 은희가 병수의 망상이었듯이, 영화 속 은희도 약간의 판타지적인 이미지가 담긴 캐릭터였으면 했기 때문에, 설현은  판타지 성을 가지면서, 그것을 누그러뜨리는 현실적인 캐릭터가 잘 맞았다고 언급했다. 설현은 감독과 처음 만났을 때부터 나와 눈을 떼지 않으려 할 정도로 적극적이었으며, 현장에서도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고 한다. 

민태주역의 김남길 (출처-네이버영화)

5. 원작 소설과의 차이점.

크게 다른 점은 민태주(김남길 분)의 등장과 분량 증가, 소설에는 없는 유머코드가 삽입되었다는 점. 불교적 색채가 강한 소설 내용이, 천주교로 변경되었다. 민태주는 원작 소설에서 안형사와 박주태라는 인물로 지칭이 된다. 안형사는 병수의 살인사건을 담당했던 형사이며, 박주태는 부동산 땅을 보러 다니고 사냥하는 인물이다. 영화 속 태주는 원작의 안형사와 박주태를 합친 형태다. 박주태의 장점과 안형사의 이미지를 합쳐서 김병수에게 위협 대상이 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어서 영화만의 서스펜서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새롭게 만들기보다는 소설에서의 장점을 끌어모아서 만들려 했다. 그래서 관객들이 빠져들게 하고 싶었다. 유머코드에 대해서는 감독은 소설에서는 간략하게 언급된 주변 인물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영화는 이런 주변 인물을 풍성하게 만들어서 김병수를 정서적으로 만들게 할 수 있는 요소다. 이것이 소설과 다른 점이다. 그래서 정서적 인물들을 배치했다. 소설에서는 은희, 누이에 관련한 이야기가 병수의 시선에서 간접적으로 언급되는 식이지만, 이를 영화에 그대로 대입했다면 관객에게 피로감을 줄 수 있다. 그래서 누나에 대한 비중을 정서적으로 다루게 되었다. 그리고 소설에 나오지 않는 김병수의 역사성을 언급하기 위해서 오달수가 연기하는 안소장을 등장시켰다. 황석정 배우가 연기한 여성 캐릭터는 김병수도 사랑을 하고 '츤데레' 적인 성격을 지닌 인간임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 사소한 것들이 영화 속 김병수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는 요소가 된다고 언급함. 소설에서는 불교로 대변되는 '반야심경'이 주제를 대변하는 상징적인 도구로 사용되지만. 영화에서는 등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수녀인 누이로 대변되는 가톨릭, 기독교적 세계관으로 변경했다. 감독은 종교적 색채가 강한 것을 원치 않았고, 수녀원이라는 정서적 감정이 훨씬 맞겠다고 판단하여 변경했다고 인터뷰했다.

영화는 소설과 다른 유머코드가 들어갔다. (출처-네이버 영화)

6. 흥행 

살인자의 기억법의 손익분기점은 220만이었고, 총 266만 관객이 들어,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2017년 9월 개봉하여 개봉 첫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9월 10일까지 119만 명을 돌파했다. 2주 차에도 개봉작들을 모두 누르고 1위를 유지했다. 사실 견줄만한 경쟁작들이 없다는 것도 큰 이유. 설경구 배우의 간만의 흥행작이다. 2017년 9월 17일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9월 20일 손익분기점 220만을 돌파했다.